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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10주년 기념 회고(이태주 전임 무지개청소년센터 소장)

  • 관리자
  • 2016-01-28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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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태 주(한성대학교 교수)

 

  10여년 전 하나원에서 하나둘 학교를 만들어 탈북청소년들과 함께 열정적으로 미래를 준비했던 정병호 교수께서 정세현 이사장님을 모시고 무지개청소년센터를 만들어 초대 소장을 하시다가 제가 어려운 일을 이어받아 2007년 여름부터 3년간 2대 소장을 맡았습니다. 지난 일들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고 꿈처럼 이주배경 청소년들과 만났던 뜨거운 장면들이 생각나곤 합니다. 하나둘 학교에서 남한에 온지 얼마 안 되는 어린 학생들을 만났던 기억도 생각나고, 연말에 있었던 탈북청소년들과의 송년행사 중에 불렀던 북한 고향 노래와 오카리나 소리도 그립습니다. 가수 윤미래와 드렁큰 타이거와 함께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모여서 스키장에서 캠프도 하고, 대학로에서 인식개선 활동을 했던 기억도 납니다. 스웨덴, 호주와 같이 이주민 지원과 다문화 정책이 잘 발달된 선진국의 학자와 청소년정책 담당자들을 초대하여 국제세미나도 하고 국회에서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소중한 경험과 사례발표도 하고 다문화사회를 위한 헌장도 직접 만들어 소수자들을 위한 정책과 옹호활동을 주도했던 기억도 납니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불모지에서 무지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친구들과 센터 직원들, 자원 활동가들이 많은 노력을 했고 이제 10주년을 맞으면서 그 성과가 많이 나타나고 있으니 참으로 기쁩니다.

 

  그 동안 재단은 법정기관이 되었고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으로 명칭도 바뀌었으며 여성가족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조직과 예산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사무공간과 교육공간도 마련했고 다톡다톡 카페도 잘 운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참으로 내실 있고 성과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어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정부와 지자체들, 다양한 이주민 지원센터들과의 협력 관계 뿐 아니라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과도 연계하여 사회 곳곳에서 이주배경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더 크고 똑똑히 들리도록 한 것이 가장 자랑스럽습니다.

 

  이러한 센터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는 아주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경제는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는 갈수록 먼 나라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경제와 사회 곳곳에 양극화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금수저, 흙수저 논란이 거세지고 있고 남북관계도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고자 유엔과 모든 국가들이 합의하여 선포한 지속가능한 발전목표(SDGs)를 달성하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복합적 위기 상황에서 한국사회의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적 시선과 배제도 오히려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민자들과 이주배경 청소년들을 포함한 한국사회의 소수자들에게 교육기회, 직업기회, 건강한 삶과 문화생활의 기회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유럽과 전 세계에서 심각한 인권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난민 문제는 우리와 상관없는 다른 세계의 문제가 아닙니다. 시리아 뿐 아니라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전쟁과 분쟁, 재해로 인한 난민들의 문제는 인접국들 뿐 아니라 21세기 모든 인류에 대한 도전이고 인도주의의 실험입니다. 한반도는 언제든지 이러한 분쟁 가능성과 대규모 난민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나라입니다. 한반도에서도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다양한 재난의 발생 가능성 뿐 아니라 후쿠시마에서 목격했듯이 원자력 발전소로 인한 예상치 못한 대규모 재난의 가능성도 있고 북한과 중국, 러시아, 몽골, 대만, 일본 등 인접국에서의 급변 사태로 인한 재난과 난민 발생 가능성도 있는 것입니다. 동북아시아와 한반도는 가장 밀집된 지역이고 뜨거운 사회이며 그 만큼 위험한 사회이기 때문에 모든 재난과 난민 발생에도 대비해야 하는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 10년 동안 무지개청소년센터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남북 통합을 준비하고 실천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도 무지개청소년센터는 그들만의 분리교육과 배제사회가 아니라 통합교육을 통해 포용사회, 통합비전을 만드는데 노력해 왔습니다. 소수자와 주류사회가 통합되고 이주민들이 무지개 같은 다양 한국을 만들고 남북이 문화적으로 통합되어 평화를 일구는데 지속적으로 노력해왔습니다. 이제 그러한 노력을 더욱 배가하여 한반도가 21세기에 가장 위험한 사회가 아니라 평화롭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모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무지개청소년센터가 선도적인 노력을 해주기 바랍니다. 특히 정치적 남북통일은 예측할 수도 없고 위험성도 크며 많은 걸림돌들이 있지만 지금 바로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것은 남북의 마음을 열고 멀어진 간극을 채우고 이어서 문화적 통합을 이루는 것입니다.

 

  무지개청소년센터가 탈북청소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다양한 남북통합 활동과 새로운 문화 만들기, 남북 마음 잇기 캠페인을 통해 진정한 통일을 준비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무지개청소년센터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남북통합 준비이고 우리 사회에 가장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것도 남북통합입니다. 물론 이러한 노력에는 탈북청소년들을 포함한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앞장서고 여러분이 주인이 되고 주축이 되어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그래서 한반도가 남북만이 아니라 다양한 이주민들이 어울려 사는 진정한 동방의 무지개 나라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많은 위험과 고통과 비용을 수반하는 남북통일이 아닌 마음과 문화를 잇고 교육과 사회를 통합하고 사람과 미디어가 소통하고 자유롭게 왕래하는 다양 한국, 무지개 한반도를 만드는 일에 우리 모두 나서야 할 때입니다. 더 이상 분단국가로서 21세기의 섬나라, 분쟁과 재난 가능성이 큰 위험한 나라가 아니라 세계와 더 소통하고 남북이 통합되어 진정한 다양 한국, 다문화 사회를 만드는 일에 무지개청소년센터의 또 다른 10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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