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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탈북청소년 맞춤형 교육지원 사업 무지개희망스터디 코치 김윤미

  • 관리자
  • 2015-10-23 11: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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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멘티 은혜(가명)와의 첫 만남이 어땠는지 이야기해주세요.

   선물 같은 만남, 작은 통일을 이뤄나가는 이야기

   두근두근 무지개 희망스터디결연식 현장! 저와 짝이 된 은혜(가명)를 만날 기대감에 결연식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날아갈 듯 가벼웠습니다. 동글동글 맑은 눈망울의 수줍은 표정의 은혜를 만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만남이 제게 선물처럼 느껴졌습니다. 겉으로 잘 드러나진 않지만 그 안에 감춰져있는 공부에 대한 열정과 꿈을 향한 의지가 조금씩 느껴져 와 앞으로 은혜와 함께 할 5개월이 기대되었습니다.

 

2. 멘티와 함께 공부하면서 힘들었던 점이나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희망스터디를 하면서 시간! 은혜를 더 알아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은혜의 마음이 열리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했었나 봅니다. 우리의 만남은 영어공부에 열정을 불태우는 시간들로 이어졌습니다. 남한에 온지 아직 2년도 채 되지 않은 은혜는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가 아닌 일반학교를 선택해 다니면서 쉽지 않은 한국 적응 생활을 해나가고 있었습니다. 공부에 대한 열정으로 다른 과목들에서는 전반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보였지만, 영어! 영어가 은혜의 발목을 잡고 있었기에 무지개 희망스터디는 은혜에게 너무나도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함께 영어공부 계획을 세우고 조금씩 욕심을 내어 숙제도 많이 내주었지만, 한결같은 모습으로 성실히 그 모든 걸 다 해오는 은혜를 보면서 매 시간 감동을 받으며 제 자신도 많이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때때로 퇴근하고 희망스터디를 가는 길이 지치고 버겁게 느껴질 때도, 은혜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그 피로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오히려 힘을 얻어가곤 했습니다.

그러던 중 만남이 시작된 지 한 달 정도 되었을 때, 은혜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북한에서의 생활과 남한으로 오게 된 이야기 그리고 여기서 살아가는 가운데 힘든 부분들.. 그동안 조금씩 마음 문을 열어온 은혜가 눈물을 흘리며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들을 나눠주었습니다. 매월 하나원을 방문하여 북에서 온 분들에게 살아온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감히 그 깊이조차 다 알 수 없는 아픔과 상처에 함께 울 수밖에 없었고 기도 밖에는 해줄 것이 없었는데.. 은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가 해줄 수 있는 거라고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과 함께 울어주는 것뿐이었습니다. 그 나이 때 굳이 겪지 않았어도 될 일들.. 아픔들에 대해 들으며 분단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안타까운 상황을 다시금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고 통일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어서 남한에서 성공하여 북한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내주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나눠준 은혜에게 지금의 공부는 그 소망을 이루어줄 수 있는 길이였습니다. 은혜의 삶에 대해 알게 되면서 은혜를 더욱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곁에서 작게나마 도움이 되어줄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3. 멘티의 영어 실력이 처음 만났을 때보다 많이 향상되었나요?

   드디어 다가온 첫 시험! 1학기 기말고사를 맞이하며 성적을 올리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습니다. 은혜도 무지개 희망스터디를 시작한 만큼 전의를 불태우며 영어공부에 매진했습니다. 기말고사를 치기 전, 듣기 수행평가를 보게 되었는데 은혜가 기뻐하며 전에는 정말 안 들렸는데 지금은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다며 하나 틀리고 다 맞았다는 소식을 전해주었을 때는 제가 듣기평가를 치른 것처럼 즐거웠습니다. 영어공부에 조금씩 재미를 느끼며 나아가는 은혜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저도 가르치는 즐거움과 뿌듯함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의 시험지들을 분석하며 은혜가 부족했던 부분을 확인하고 실수를 줄이기 위해 함께 하나하나 꼼꼼히 공부를 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한 만큼 더욱 더 떨리는 마음으로 기말고사 시험을 치른 은혜는 결국 10점 넘게 점수를 올리는데 성공했습니다. 함께 기뻐하며 맛있는 것을 먹고 그 간의 노력에 대해 인정해주는 시간을 가지며 은혜는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4. 마지막으로 무지개 희망스터디를 하면서 느낀 점을 이야기해주세요.

   5개월간의 무지개 희망스터디 여정은 짧지만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돌아보면, 함께 영어공부를 한 것 외에도 여러 가지 추억들이 새록새록 쌓여있었습니다. 여름방학을 맞아 은혜의 가족이 중국으로 한 달간 나가있게 되고 은혜는 학원을 다니면서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 한국에 혼자 남아있게 되었는데, 은혜는 다른 건 다 괜찮지만 혼자 자는 것이 익숙치 않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희망스터디를 하는 날은 공부를 마치고 은혜와 함께 자기로 했습니다. 그 때의 은혜의 들떠있던 모습을 잊지 못합니다. 평소에 나이답지 않게 성숙해 보였던 모습들은 쏙 들어가고(^^) 설레어하고 들떠서 그 나이에 맞는 소녀 같은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함께 이불을 덮고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한다고 해서 같이 노래를 부르기도 하며 그 때만큼은 코치-학생이 아닌 언니-동생처럼 서로 고민도 나누고 함께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역사를 좋아하는 은혜를 위해 현대사 강좌를 함께 들으러 가고, 북에서 온 언니오빠들을 소개시켜주어 고향에 대한 이야기와 남한에서의 삶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작지만 소소하게 함께 경험했던 시간들이 은혜가 남한에서 건강하게 자라나는데 있어 자양분이 될 거라 믿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무지개 희망스터디의 다른 코치분들과 학생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 만남이 선물임을 시간이 점점 가면 갈수록 깊이 깨닫게 됩니다. ‘무지개 희망스터디프로그램이 만들어지도록 후원해주신 기부자님과 기획하고 운영해주신 무지개청소년센터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무지개 희망스터디 시범운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무지개희망스터디를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그간 각자의 자리에 열심히 노력해주신 희망스터디 코치 선생님들께도 감사와 응원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통일이라는 게 어느 한 순간에 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이 통일을 이뤄나가고 있는 것이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테레사 수녀님의 명언을 나누며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바다에 있는 한 방울의 물과 같다.

하지만 만일 이런 물방울이 없다면 바다는 존재하지 않는다.

- 테레사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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