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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주배경청소년 캠프 특집-광복 70주년 기념, 바통(Bike+통일) 캠프를 다녀와서 이문무(바통 캠프 참가자)
- Writer
- 관리자
- Date
- 2015.08.31
- Views
- 1491

광복 70주년 기념, 바통(Bike+통일) 캠프를 다녀와서
이문무(바통캠프 참가자)
하나원 때 담임선생님의 추천으로 무지개청소년센터에서 개최하는 바통캠프에 참가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2박 3일 동안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며 즐겁게 돌아다니는 프로그램인줄로만 알고 있었지만 캠프에 참여하는 동안 중요한 또 다른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캠프 첫날 아침 일찍 일어나 2시간 남짓 지하철을 타고 꾸벅꾸벅 졸면서 집합 장소로 향했다. 다양한 연령대가 같이하는 캠프인 만큼 모인 학생들도 다양했다. 대부분이 처음 보는 친구들이었고 그들 얼굴에는 들뜬 마음과 함께 약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다행히 내가 알고 있는 친구들이 몇몇이 있어서 혼자 서먹하게 있는 상황은 면한 것 같아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첫날 일정은 서울 잠실역에서 강원도 양양까지 고속버스로 이동한 후에 자전거 교육을 받는 것이다. 고속도로를 3시간 넘게 달린 후에야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나는 아직 감겨있는 눈을 비비며 짐을 챙겨 버스에서 내렸다. 숙소 강당에 모여 2박 3일 동안 같이 지내게 될 선생님들과 스탭들과 인사 후 조배정을 받고, 담당 선생님께서 바통 캠프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아 자전거로 DMZ까지 여행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간단한 인사와 조편성, 캠프 안내를 받고 각자의 숙소로 돌아가 1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고 다시 모여 본격적인 자전거 교육 및 연습에 돌입했다. 각 조에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섞여서 10여명이 한 조로 구성되어 있었고, 그 중에는 자전거를 탈줄 모르는 학생도 간혹 있었다. 그런 아이들은 따로 선생님의 지도아래 자전거를 타는 법부터 배웠다. 연습은 1~2 시간 가량 계속 되었는데 사실 이러한 연습은 나에게 불만을 주었다. 5년 동안 자전거를 타고 통학했던 내게 자전거를 끄는 것과 같은 기초 연습은 무의미했고 더운 날씨에 에너지 낭비가 될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불만도 잠시 우리 조에 있는 어린 아이들과 여자 친구들을 보면서‘그래, 사고 나는 것보다는 오늘 이 더위를 감수하는 것이 낫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름 열심히 참가하였다. 결국 이 자전거캠프는 자전거 경주가 아니라 서로 협동심을 키우고 배려하는 연습을 하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안전교육 및 연습이 끝나고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 주어진 자유시간에 나는 안면이 있는 몇몇 친구들과 함께 바다로 달려나갔다. 파도는 나의 키를 훌쩍 넘었고 검푸른 색깔의 물을 보면서 공포를 느꼈다. 그러나 바다에 들어가는 걸 포기하기에는 너무 더운 날씨였고 우린 아직 어렸고 남자였기에 용기내서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넘실대는 파도를 타며 시간가는 줄도 모르게 신나게 놀다보니 1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자유시간 후 조별 모임에서 간단한 자기소개와 마지막 날 통일 전망대에서 부를 노래와 글이 새겨진 카드 조각을 맞추는 연습을 하였다.
그렇게 캠프 첫째 날 밤은 저물고 드디어 2번째 날 아침,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60킬로미터의 거리를 자전거로 이동하는 날이다. 자전거는 많이 타봤어도 여행 경험이 없었던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킨 후에 준비물을 꼼꼼히 체크했다. 먼저 가볍게 식사 후에 자전거 타기에 편한 복장과 피부 보호를 위해 많은 양의 썬크림으로 마무리했다. 이제 헬멧을 착용하고 자전거 페달만 신나게 밟을 일만 남았다. 조용히 한 줄로 서서 출발이라는 두 글자를 기다리고 있다. 1~3조가 출발하고 우리 조도 출발~
나쁘지 않다. 날씨도 적당하고 옆에는 바다가 따라 다닌다. 그리고 주위에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것들로 가득한 풍경 또한 나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그렇게 1시간 2시간 3시간... 슬슬 다리가 풀리고 저려온다. 엉덩이도 조금 아픈 것 같고 어깨도 뻐근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참을만하다. 이 정도쯤이야. 그때 멈추라는 소리가 들려오고 도로 옆 공원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2시간 가량 휴식을 취하였다. 2시간이라는 휴식시간은 나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보충해 주었다. 출발 후 1시간 정도 흘렀을까. 다시 힘들어 온다. 그리고 내 앞에 어린 동생들이 눈에 들어오고 뒤에 여자 친구가 따라오는 것이 느껴진다. 힘내자라고 생각하면서 또 다른 생각이 머릿속을 파고든다. 저 아이들은 힘들지 않을까? 나도 이렇게 힘든데... 여자 친구들은 또 어떻고, 그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내가 저들에게 힘든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는 생각과 동시에 저들에게 힘이 되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했고 결국 나만 지친 것 같았다. 생각과는 달리 몸이 잘 따라주지 않아서 오히려 내가 체력을 더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일차 저녁은 야영을 했다. 야영을 한다는 것에 좀 설레기도 하고 마음껏 놀아야지 라고 생각했다. 야영을 하며 야외에서 장기자랑에 참가하는 아이들을 위한 푸짐한 상품도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장기자랑 시간이 다가오고 우리는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