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배경 청소년 지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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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친친 무지개 프로젝트 우수 사례 선정자(천안 새샘중 함소라 선생님)

Writer
관리자
Date
2015.03.26
Views
1462



 

주연이와 보낸 특별한 첫 해

 

저는 작년 첫 발령을 받은 새내기 교사였습니다. 개학 날 겁에 질려있던 주연이의 표정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다문화 가정의 학생을 다뤄본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주연이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막막했고 도와줄 친구를 붙여주는 일밖에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습니다. 학생들이 주연이가 조선족이라는 이유로 조금씩 놀리기 시작했고 상처받은 주연이가 중국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비쳤습니다. 저에게 첫 제자인 주연이를 이렇게 쉽게 놓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기나긴 설득 끝에 귀국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학교생활에 적응을 하고 지속적으로 상담을 하던 중 공부에 대한 욕심도 많고 비교적 명확한 꿈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환경적인 요인 때문에 희망을 잃어가고 있단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중국과는 학습 내용도 분위기도 달라 혼자 변화된 학습 환경에 적응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보였지만 좋지 못한 가정형편으로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친친 무지개 프로젝트를 접하게 되었고 주연이는 1년간 희망을 꿈꿀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밝아진 성격, 유창해진 언어, 많은 친구들, 저와의 관계, 배움의 기회, 성적 향상, 꿈에 대한 확신, 희망, 용기 등 주연이가 얻는 것은 학원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 그 이상입니다. 변화하는 주연이의 모습을 보며 제가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했지만 뿌듯함과 가슴 벅차오름을 느꼈습니다.

 

주연이에게만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신규 교사였지만 지난 1년간 주연이가 변화하는 과정을 누구보다 가까이 지켜보며 좀 더 다문화 가정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됐습니다. 다름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차가운 시선을 받고 살아가야하는 다문화 가정의 학생들에게 어른들의 작은 배려와 도움이 이토록 큰 힘을 줄 수 있구나 싶었고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교직생활에서 만나게 될 수 많은 제 2의 주연이가 겪을 어려움들을 조금은 능숙히 함께 해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어린 나이부터 꿈을 설정하고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주연이의 열정은 저를 비롯하여 학급 학생들에게도 귀감이 되었습니다. 초심을 잃을 때마다 교사가 되기 전 주연이처럼 열정이 넘치던 저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우수사례발표회에 다녀오며 주연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많은 성과를 낸 친구들을 보며 주눅 들어 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좀더 열심히 해서 따라잡아야겠다는 주연이의 반응이 참 기특했습니다. 또한 서울에 가서 높은 건물들, 바쁘게 움직이는 회사원들을 보며 주연이가 그 동안 보지 못했던 큰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우수 참여자, 사례 관리자로 선정이 되어 주연이가 또 한 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정말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주연이가 넘어지지 않도록 아낌없이 응원하려합니다. 함께 응원해주시는 무지개청소년센터, 포스코 임직원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