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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남북포럼 그 첫번째 이야기

  • 관리자
  • 2014-07-24 10: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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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포럼 그 첫번째 이야기

 

서울외국어고등학교 통일교과 교사 이나영


인격적 만남을 통한 남북청소년 통합을 주제로 79일 수요일, 여명학교 친구들과 서울외국어 고등학교 통일동아리 ‘UNIKOREA’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통일교육협의회의 지원을 받아 서울숲 옆에 위치한 그랜드마고 카페를 대관하였고 학생들은 여명학교 11, 서울외고 9, 20명의 학생과 교사 2명이 참석하였다.

남북포럼은 통일독일 이후 사회통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던 동서포럼(Ost-West Forum)’에 영감을 얻어 진행되는 프로젝트로써 남북한 청소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삶을 나누고 인격적 관계를 맺는 데에 그 목표를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참여자들의 비율이 북한 출신의 학생들이 한국 출신의 학생들보다 높은데, 이 이유는 한국사회에서의 소수자, 즉 탈북 청소년들에게 다수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동서포럼은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Friedrich Ebert Stiftung)의 악셀슈미트 괴들리츠의 노력으로 시작되어 독일통일 이후 1994년부터 인간적 만남을 통한 동서독 사회 통합을 위해 동서독 출신의 독일인 5명이 함께 모여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1994년 이후 현재까지 2,000명이 넘는 동서독 주민들이 참여하였고 이는 통독의 사회통합에 중요한 프로젝트로 평가되고 있다. 동서포럼에는 중요한 규칙이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첫째, 참가자들은 어떠한 방해를 받지 않고 일정 시간 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이야기를 하는 사람 이외에 모든 사람들은 함께 경청하고 공감하는 것이다. 둘째, 가장 중요한 규칙은 상대방의 삶을 평가하지 않는 것이다. 이번에 여명학교와 서울외고가 함께 실시한 남북포럼도 이와 같은 규칙 아래 활동이 진행되었다.

올해부터 처음 통일교과과목이 신설된 서울외고 통일동아리 ‘UNI KOREA’에서 처음으로 인격적 만남을 통한 남북청소년들의 만남을 기획하여 북한이탈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 학생들과 함께 통일 이전 남북한 청소년 통합을 위한 남북포럼을 진행하였다. 79일 처음 시작된 남북포럼은 이와 같은 인격적 만남들을 통해 불량국가 북한에 사는 북한 주민들은 불량주민일 것이라는 폐쇄적인 생각들과 편견들의 벽을 허물고 서로를 인격적으로 이해하면서 통일 이후의 통일, 즉 사회 통합을 건강하게 이루는 한반도를 만들고자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금부터는 남북포럼에 참여하였던 학생들의 소감을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김소은(UNI KOREA 여자 부장)

처음에는 남북포럼에서 10분 동안 자기 이야기만을 한다고 해서 조금 부담스러웠고 민망하고 지루한 상황들이 펼쳐 질 것을 예상했다. 또 북한에서 온 언니오빠들에 비해서 여태까지의 내 삶은 너무 밋밋하고 재미없다고 생각되었기에 걱정이 되었다.

우리는 처음 만나서 어색했지만 서로 웃으면서 따뜻하게 인사를 했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북한에서 온 언니 오빠들은 매우 담담하게 그동안 북한에서 겪었던 고난들과 탈북과정에서의 고통들을 이야기 했는데 나는 OO오빠의 탈북과정을 듣고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오빠는 탈북과정에서 아버지와 헤어져야 하는 비극적인 상황을 겪었는데 순간 나도 아버지가 생각이 나면서 왈칵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강제적으로 가족과 떨어져야 하는 슬픈 상황이 너무 슬펐다. 자신의 목숨을 걸어가면서 탈북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상황이 안타까웠다. 우는 나를 보고 언니 오빠들은 위로의 말을 멈추지 않았다. 따뜻한 마음들이 느껴져서 정말 고마웠고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나는 나의 차례가 되었을 때, 원래는 공개하려고 하지 않았던 속 안의 이야기들도 말하게 되었고 더 깊은 이야기와 공감과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자리가 마지막에는 공감과 감동과 정이 있는 값진 자리가 되었다.

서로 10분간 각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해가 안가는 내용들도 있었고 매우 다른 환경에서의 이야기에 신기하기도 했다. 사실 요즘에 왜 인생을 사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우울할 때가 많았는데 북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나는 우물 안의 개구리 인 것을 깨달았고 부끄러움을 느끼며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는 북한 언니, 오빠들에게서 굉장히 따뜻한 느낌들과 감동과 정을 느꼈다. 우리는 포럼이 끝난 뒤에도 연락처를 주고받고 카카오톡으로 서로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고 앞으로 계속 연락을 하자고 했다.

나는 남북포럼을 통해서 정말 값진 것들을 느끼고 얻었다. 내 인생의 경험 중에 손에 꼽힐 정도로 값진 경험이었다. 예전에는 북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불쌍하고 절실히 도움이 필요하고 한국 사람들보다는 조금 떨어진다고 생각 했었다. 그리고 조금 무섭기도 했다. 그런데 직접 만나보니 그냥 사투리를 쓰는, 조금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지 전혀 우리보다 낮은 위치에 있거나 틀린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북한 사람들은 특이한 게 아니라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 북한 언니가 한국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자기는 북한에서 왔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것이 두렵다고 한 것처럼 한국 사람들 중 아직 북한사람들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인식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꼈으며 남북포럼과 같은 남북한 사람들이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는 프로그램들이 한국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위아래가 존재하는 수직적인 존재가 아니라 서로 함께 보완해나가야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한지은(가명, 여명학교 2학년)

안녕하세요. 여명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한지은입니다. 오늘 남북포럼에 서울외고 학생들이랑 함께 참가 하였는데요 정말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서울외고 친구들이랑 서먹서먹했었는데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하면서 서로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북한에서 살아왔던 얘기를 하고 한국 친구들은 한국에서 살아온 얘기를 하고 정말 서로에게 공감이 되고 감동이었습니다. 제가 한국친구들에게 북한에 대한 얘기를 하면 친구들이 몰랐던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는 듯 신기한 표정을 짓기도 하며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서로를 알아가면서 더 친해지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같은 북한친구들이 먼저 온 통일미래라고 불리듯이 이러한 우리의 작은 만남이 통일을 이루어나가는 디딤돌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은 다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되듯이 통일 또한 이렇게 우리의 작은 만남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서로에게 진정성을 가지고 귀 기울일 때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확신합니다. 한국 친구들은 통일에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만남을 통해 통일은 저희같은 이산가족뿐만 아니라 우리민족 모두의 염원이라는 것을 다시 새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만남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고 이런 만남을 마련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의 만남과 소통으로 하루빨리 통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서울외고 김지민(UNI KOREA 남자 부장)

오늘 처음 남북포럼에 참가하게 되었을 때 설레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였다. 여명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직접 만났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긴장되는 마음이 앞섰다. 카페에 들어가 포럼을 위한 간단한 소개를 할 때 역시 어색한 기운이 맴돌고 있었다. 그 때 나는 이런 분위기로 계속 흘러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이런 걱정은 한마디로 기우였다. 5명씩 조를 나눠서 자신의 일생을 말하는 방식으로 포럼이 진행됨에 따라 종전의 어색한 기운은 사라지고 상대방에 대한 공감과 감동이 그 자리를 채워주었다. 여명 학교 학생들의 일생을 들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은 북한에 대한 나의 인식을 한층 더 성숙하게 해주었다.

특히 현재 북한의 사회 상황이나 탈북자들의 탈북 과정에 대한 이야기들은 믿기 힘들 정도로 열악하고 위험해 보였다. 며칠에 걸쳐 산을 넘고 높이와 폭이 20cm도 안 되는 배를 타고 악어가 많이 서식하는 강을 건넌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에는 목숨을 걸고 벗어나고 싶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해야 하는 북한 주민들에 대해 안타까움과 연민을 느꼈다. 이외에도 가족과 이별해야 했던 사연, 실력은 좋지만 돈이 없어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연 등을 들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남북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 보았다.

통일을 위해서는 물론 경제, 사상, 외교 등의 문제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분단된 남과 북으로 인해 생기게 된 수많은 이산가족들을 이어주고, 북한의 독재체제로 시름을 앓고 있는 수많은 북한 사람들을 구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통일은 국제 관계, 경제 상황 등의 외부적 요인들이 만족될 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통일은 바로 소외된 탈북자들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며, 최종적으로 남북 양국의 국민들이 하나가 되고 더 이상 아파하지 않게 되는 것으로 완성될 것이다. 그 외의 요소들은 부차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김민혁(가명, 여명학교)

   이번 남북포럼은 기존에 한국의 대한 나의 생각과 한국친구들에게 가지고 있던 편견을 바꾸게 되었던 계기였던 것 같다. 북한친구들이 한국친구들에게 자신이 살아온 과정이나 지금 한국에 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말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그냥 자신의 내면을 숨기고 겉모습으로만 다가가려 하고 있고 항상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고 한다. 이러한 것 때문에 한국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기 힘들고 작은 일에도 쉽게 상처를 받는 것 같다.

또한 나는 지금까지 나와 같은 북한친구들에 대하여 잘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웃음 뒤에 가려진 친구들에 아픈 상처에 대해서 알려고도 하지 않았고 같이 공감하며 나눌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한 나에게 이번 남북포럼은 나를 위해 준비된 선물과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한국친구들과 북한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기 자신을 감추지 않고 자기 자신에 대하여 진솔하게 이야기하며 서로를 이해해 가는 시간이 정말 좋았다. 이야기를 통해 내가 가지고 있던 한국친구들은 북한에 대해서 나쁜 생각만 가지고 있을거야라는 편견을 버리게 되었던것 같다. 또 나와 같은 북한친구들의 아픈 마음을 더 잘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한국학생들도 우리들과 만남의 자리를 같고 같이 이야기 하며 살아온 환경은 다르지만 우리들과 똑같은 친구들임을 알게 됐다고 우리들에게 소감을 전했다. 나는 앞으로 남북포럼이 범위를 확대해가며 활발한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 남북포럼은 통일준비 뿐만이 아니라 통일 후에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어세우는데 큰 역할을 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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