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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멘토링 자원봉사자(이소라) 인터뷰
- Writer
- 관리자
- Date
- 2014.01.28
- Views
- 1430

“이주배경청소년들의 어미새가 되어주세요.”
2013년 멘토링 자원봉사자 이소라
얼마 전 처음 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누구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친근한 목소리. “선생님, 저 향이(가명)예요.” 목소리를 듣고 향이를 처음 만났던 2010년, D시에서의 일들이 떠올랐습니다. “와~ 이게 얼마만이야! 잘 지내지?”
향이는 하나원을 퇴소하고 난 후, D시에 거주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탈북청소년의 입학 선례가 없어 고등학교 입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직접 D시에 찾아갔었습니다. 신변보호담당관, 학교의 교감선생님, 시청의 거주지보호담당관 분들의 배려와 관심으로 무사히 학교에 입학 허락을 받았던 날, 떨리고 걱정되는 마음을 놓으며 그제야 웃던 향이를 기억합니다.
“선생님, 아직도 무지개청소년센터에 계세요? 저 고민이 있는데, 혹시 저 같은 대학생도 상담 받을 수 있어요?” 고마움과 미안함이 밀려왔습니다. 한국에 온 지 4년이 되어가지만 여전히 해야 할 고민도, 넘어야 할 언덕도 많은 것 같은 향이에게 급할 때 전화할 수 있는 한 사람이 된 것에 고마웠습니다.
아기 새들은 알에서 깨어나 처음 본 것을 어미인 줄 알고 따른다고 합니다. 어쩌면 낯선 한국 땅에서 새 보금자리를 찾고 처음 만나게 되는 것이 무지개청소년센터, 그 안의 ‘선생님’들인지도 모릅니다. 그 만남의 시간이 길지 않더라도, 특별히 기억에 남을만한 지원이나 도움을 받지 않았더라도, 우리 청소년들이 가장 어렵고 불안했던 시기에 곁을 지키고 있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믿고 따를 수 있는 ‘어미새’가 되었나 봅니다.
무지개청소년센터에 바랍니다. 무지개청소년센터의 직원들에게 바랍니다.
이주배경청소년들이 처음 만나게 되는 두렵고 떨리는 세상 속에서 그들의 ‘어미새’가 되어주세요. 아기새들이 자신들의 날개를 펴고 하늘을 향해 날아오를 수 있을 때까지 오래도록 자리를 지켜주세요. 도움이 필요할 때, 겁내지 않고 손을 내밀 수 있는 바로 그 한 사람이 되어 주세요.
*2009년~2012년까지 무지개청소년센터에서 실무자로 근무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