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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무지개의 꿈과 역사, 그리고 미래(정병호 이사)
- Writer
- 관리자
- Date
- 2016.03.30
- Views
- 5314
무지개의 꿈과 역사, 그리고 미래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창립 10주년을 기념하여
정병호(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이사)
이제 우리는 21세기 한국에서 다문화의 꿈을 꿉니다. 지난 세기, 우리 민족의 이산과 분단의 역사가 빚어낸 '한민족 다문화', 우리 안의 그 '다름'이 언젠가 무지개 빛깔로 어울려 함께 되는 꿈을 꿉니다. 새롭게 우리에게 온 다양한 이주민들이 그 무지개의 빛깔을 더욱 영롱하게 해주는 그런 나라를 꿈꿉니다. 그 나라는 남과 북의 차이와 다름이 열등감과 우월감으로 되지 않는 곳, 그래서 탈북 청소년들과 조선족 출신 청소년들이 주저하지 않고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꿈꿀 수 있는 그런 나라입니다. 물론 그 무지개 나라는 어머니 아버지의 고향과 나라가 부끄러움이 되지 않는 곳, 말투와 생김새 때문에 차별받지 않는 곳입니다. 어제 전북 진안에서 태어난 필리핀계 어머니의 딸과 오늘 경북 영천에서 태어난 베트남계 어머니의 아들, 그리고 경기도 안산에서 중학교에 다니는 파키스탄계 아버지의 딸들이 앞으로 40년 안에는 누구나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그런 나라입니다.
(2009년, 무지개청소년센터 홈페이지 기고문, ‘무지개의 꿈’ 중 일부)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의 전신인 무지개청소년센터가 처음 설립된 2006년은 한국 사회가 ‘다문화 원년’, 즉 다문화 사회의 시작을 알린 해입니다. 그 이전까지는 잠시 있다가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을 함께 살아갈 이주민으로 여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전의 ‘우리’는 하나의 언어, 하나의 문화를 가진 혈연적으로 순수한 단일민족국가의 국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민족이면서 다른 국가의 국민으로 살아 온 중국 조선족, 러시아 고려인, 탈북 이주민들이 조금 달라진 언어, 조금 다른 문화를 가진 ‘한민족 다문화’의 현실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다양한 민족, 언어, 종교를 배경으로 한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들은 ‘우리’안에 혈연적 다양성과 아울러 문화적 다양성을 더해 주었습니다.
실제로 이들은 한국사회의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일하며 지속적 경제성장의 동력이 되었고, 여러 서비스 산업에 종사하며 사회생활의 활력을 더하고, 결혼과 돌봄을 통해 가족과 공동체를 되살려 나가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들의 존재를 제대로 이해하고 사회적으로 통합하고자 하는 ‘다문화정책’이 다방면으로 모색되었습니다. 이주청소년을 위한 정책 수립은 탈북청소년을 위한 지원 사업에서 비롯되었습니다. 2000년 무렵부터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한 탈북 아동과 청소년들은 난민적 성격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긴급한 지원이 필요했습니다. 북한사회의 기근으로 인한 영양 발달의 문제에서부터 탈북 과정의 교육 공백, 가족 이산으로 인한 심리적 상처, 남북 간 문화차이와 사회적 편견까지 극복해야하는 중층적 어려움에 많은 탈북청소년들이 좌절하고 방황하였습니다. 이러한 예상치 못한 새로운 문제에 통일부를 포함한 기존의 정부 기관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국가 정책의 대상이 되기에는 너무 적은 사람들의 작은 문제라고 여긴 탓이기도 합니다. 이 상황에서 민간단체(NGO)와 민간 교육자들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개입이 절실히 요구되었습니다.
(재)무지개청소년센터의 모체가 된 (사)남북문화통합교육원은 통일부의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센터인 ‘하나원’ 안에 탈북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하나둘학교’를 설립하여 적응교육을 처음 시작한 단체입니다. 2001년 2월이었습니다. 이후, 하나원을 나온 무연고 청소년들의 생활공동체인 ‘늘푸른학교(2002)’를 민간단체 차원의 긴급구호 방식으로 만들고, 남한학교 적응이 어려운 아동들을 위한 ‘한누리학교(2003)’를 만들었으며, 청소년 대안교육터전인 ‘셋넷학교(2004)’의 설립도 지원하였습니다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