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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주배경청소년 캠프 특집-이주배경청소년 가족캠프 \'다독임 캠프\'를 다녀와서 - 편선영(다독임 캠프 자원봉사자)
- Writer
- 관리자
- Date
- 2015.08.31
- Views
- 1280

이주배경청소년 가족캠프‘다독임 캠프’를 다녀오며
편선영(다독임 캠프 자원봉사자)
지난 7월, 2박 3일간 이주배경청소년 가족과 함께하는 다독임 캠프에 다녀왔다. 평소에 다문화 가정과의 접촉은 낯설었던 까닭에 캠프를 진행하면서 혹시 내가 알게 모르게 선입견을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됐었다. 그들을 한국인처럼 받아들여야 하는지 아니면 그들이 우리와 다른 면모가 있음을 인지하고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이런저런 고민도 많이 하곤 했다. 첫날 오리엔테이션 때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는데, 아마‘선입견’에 대한 주제였던 것 같다. 여러 나라 사람들의 얼굴과 그에 맞다고 생각되는 나라를 매칭하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평소 느낀 이미지가 박혀있는 탓인지 나는 각 나라에 맞는 사람을 단 한명도 맞히지 못했었다. 거기서 느꼈다.‘아, 내 안에 나도 모르는 선입견이 존재하는구나’그렇게 걱정되었던 것에 대해 다시금 깨닫고 그러지 말자고 다짐을 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그렇게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캠프를 위해 이것저것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날씨가 너무 덥고 습한 탓에 조금만 움직여도 체감적으로 활동량이 더 많다고 느껴졌다. 내가 맡은 일은 각 숙소에 침대커버를 씌우는 일이었는데 솔직히 쉽지만은 않았다. 그렇지만 이왕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왔으니 맡은 일을 즐겁게 하려 애썼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다 보니 세상엔 내가 배울게 너무도 많았다. 이런 일들을 직업으로 하시는 분들께 감사하게 되었고 나아가 나에게 이런 봉사를 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거 자체에 감사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드디어 가족들이 오던 날, 걱정 반 설렘 반의 심정이었다.‘혹시 다소 우울한 아이들이 오지는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런 걱정 또한 나의 오산이었다. 아이들은 너무 밝고 사랑스러웠다. 가족들을 만난 후로는‘어떻게 해야 내가 이분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을까?’‘어떻게 해야 내가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을까?’하는 마음만이 앞섰다. 나는 진행팀이었기 때문에 활동 내내 가족들과 함께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아이들을 좀 더 가까이에서 바라볼 기회가 많았다. 그 안에서 정말 기억에 남는 아이가 한명 있었는데 그 아이는 ADHD(주의력 결핍)증상을 보이는 아이였다. 모든 활동시간에 정말 산만했다. 다들 아이의 행동에 대해 당황스러워 했고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를 저지하는데 급급했다. 그러다가 내가 그 아이와 함께 <도자기 공예> 활동을 같이하게 되었는데, 산만한 아이였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에게 방해되지 않게 하려고 그 아이 옆에 붙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얘기를 나누다가 나는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 이 아이가 생각과는 다르게 굉장히 똑똑한 아이였던 것이다. 대학생인 나도 모르는 과학적인 이야기들을 초등학생인 이 아이가 술술 얘기했고 질문하는 수준도 꽤나 창의적이며 호기심도 많고 꿈도 대단한 포부가 있는 아이였다. 말은 하기 나름이라더니, 어머니께서 조용히 하라고 나무랄 때는 격하게 반응하던 아이였는데 다정하고 좋은 말로 타이르니까 내 말을 잘 들어줬다. 순간 울컥하기도 했고, 이렇게 무궁무진한 아이가 문제의 시선으로 보이고 있다는 것에 대해 속상하기도 했다. 선입견이라는 게 참 무서운 것 같다.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면 그 색깔처럼 보이겠지만 그 안경을 벗으면, 그 모습이 다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을 텐데 왜 사람들은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가 복지국가의 모습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선입견을 털어 버릴 줄 알아야 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2박 3일이라는 시간동안 힘든 점도 있었지만, 땀 흘린 만큼 얻어가는 게 너무나도 많았다.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러 갔었지만 돌이켜 보면 그만큼 나에게도 좀 더 넓은 가치관을 심어주는 뜻 깊은 시간이었고, 아이든 어른이든 그게 한국가정이든 다문화가정이든 간에 모두 같은 사람이고 하나씩은 배울 점이 있다는 것. 그걸 모든 사람들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끝으로 이런 캠프활동을 준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