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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다롱:아롱이를 찾아라 후기
- Writer
- 관리자
- Date
- 2013.11.07
- Views
- 1438
무지개청소년센터 청년활동가 창의활동팀 프로젝트
“아롱다롱:아롱이를 찾아라!” 후기
청년활동가 창의활동팀장 김인균
지난 4월, 10여명으로 구성된 창의활동팀 청년활동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 모두가 한 마음으로 이주배경청소년들과 친구가 되는 것이 좋겠다고 뜻을 모았다. 이주배경청소년들과 청년활동가들이 서로 마음과 마음으로 만날 수 있는 모임을 만드는 것이 그 친구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고, 우리도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만든 프로그램이 “아롱다롱:아롱이를 찾아라”였다. 친구들이 다롱이가 되어, 자신의 비밀친구인 아롱이(청년활동가)들을 찾는 것이 겉으로 드러난 목표였다. 하지만 사실 비밀친구가 누구인지, 비밀친구를 찾을 수 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체육 활동, 음식 만들기, 서울 구경, 박물관 견학, 대학 탐방 등 큰 부담이 되지 않는 모임들을 여러 차례 가지면서 조금씩 친해지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현실, 과거, 미래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며 무엇보다도 각자가 다른 사람과 눈높이를 맞추어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이러한 생각으로 프로그램에 임했다.
“알바가 있어서 오늘 못 갈 것 같아요”
이주배경청소년들은 그러한 배경이 없는 한국 청소년들에 비해 비교적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 여러 단체에서 그들을 위하여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만 다 참여해도 사실, 자기 시간을 가질 여유가 없다. 뿐만 아니라 생업의 전선에 뛰어든 친구들도 상당히 많다. 이 친구들은 밤부터 새벽까지 일을 하고, 그 후에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렇게 바쁘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그 친구들이 마음을 기댈 수 있는 곳, 사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 현재와 미래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곳은 그렇게 많지 않다. 아무런 부담, 간섭 없이 한창 놀고 싶을 나이에 그들은 너무 바쁘고, 현실에 매몰되어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미션은, 다롱이들이 잠시 동안 현실을 잊고 몸과 마음을 쉬게 할 수 있도록, 부담 없는 내용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이었고, 이와 더불어 다롱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그들에게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었다.
“한국 사람들이랑 농구한 거... 한국 와서 처음이에요”
10월의 날씨 좋은 어느 날, 아롱이와 다롱이들은 모여서 농구를 했다. 나중에 한 다롱이에게 “농구 자주 하니?”라고 물어봤더니 “종종 하긴 하는데, 사실 한국 사람들이랑 농구한 거... 한국 와서 처음이에요”라고 답을 했다. 친구들은 이주배경청소년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시행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이수하고 있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생업 전선에 뛰어들어 알바를 하고 있지만, 정작 그 친구들의 일상생활, 그 친구들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그 순간에, 그들의 곁에는 한국인들이 없었다. 친구들은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참여했던 프로그램 중 함께 농구를 했던 것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어쩌면 친구들은 그때의 농구처럼, 함께 할 수 있는 무언가가 더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아롱다롱:다롱이를 찾아라”
“아롱다롱:아롱이를 찾아라”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서로의 눈높이에 맞추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멘토의 역할도 어느 정도 병행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다롱이가 자신에게 잘 해주는 아롱이를 찾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앞으로 여러 노력들을 통하여 서로의 눈높이가 더욱 비슷하게 되었으면 좋겠고, 더 나아가 다롱이가 프로그램의 대상, 멘티의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