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배경 청소년 지원재단

Major events

무지개가 읽은 책 : 푸른 눈, 갈색 눈

Writer
관리자
Date
2012.11.08
Views
3928



아니야! 나는 너희와 같아 -2012년 한국에서, 1968년 제인 엘리어트 실험 바라보기.? 이 책의 한국어판은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열한 살 소녀의 그림을 우연히 옮긴이가 보면서 시작된다. 도화지의 위쪽 절반에는 ‘다른 나라 사람을 차별하지 마세요.’라고 쓰여 있고, 그 아래엔 덩치 큰 아이 세 명이 나란히 서서 혼자 동떨어진 아이를 향해 소리친다. “저리가! 너는 우리랑 달라!” 1968년, 마틴 루터킹 목사의 암살 뉴스를 보던 아이오와주 라이스빌의 초등학교 교사인 제인 엘리어트로부터 이 책은 시작된다. 제인 엘리어트는 자신의 학급인 3학년 반에서 실험을 실시하게 된다. 28명의 학급 학생들을 푸른눈과 갈색눈으로 나누고 갈색눈 그룹이 푸른눈그룹보다 더 우월하다고 알려준다. 그 후 갈색눈 그룹에는 특혜와 함께 각종 칭찬과 격려를 주고, 푸른눈 그룹에게는 모멸, 경멸, 무시를 주었다. 제인 엘리어트는 흑인 아이로 살아가는게 어떤 것인지 알기 위한 실험이라고 아이들에게 미리 명시했고, 아이들의 동의도 얻었지만 실험이 시작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은? 상황에 무섭게 몰입하였다. 갈색눈 그룹 아이들은 어느새 푸른눈 그룹의 아이들을 무시했고, 그들과 함께 놀려고 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푸른눈 아이들이 지적받은 잘못의 원인을 눈의 색깔이라고 귀결시켰다. 하루도 안 되어 갈색눈은 우등을 나타내었고, 푸른눈을 열등을 나타내었다. 제인 엘리어트는 그 다음날 자신이 잘못 알고 있었다며, 푸른눈이 갈색눈보다 더 우월하다고 말해주었다. 동시에 푸른눈 아이들에게는 각종 혜택과 칭찬을, 갈색눈 아이들에게는 무시, 모멸, 비난을 가했다.??? 실험을 시작하면서 제일 놀란 것은 제인 엘리어트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단짝으로 잘 놀던 아이들이 눈의 색으로 그룹을 짓고 우등과 열등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주기 무섭게 변했기 때문이다. 우등한 그룹이라 칭했던 아이들은 열등한 그룹에 있는 자신의 친구와 놀지 않았다. 우등한 그룹의 아이들은 자신감에 찬 행동, 높은 학업 성취, 열등한 아이들에 대한 조롱을 보였고, 열등한 그룹의 아이들은 이런 불공평한 제도나 조롱에 맞설 생각을 거의 하지 못하였다. 열등한 그룹의 아이들은 정말 자신이 그런 존재라도 된 듯이 행동하였다. 실험이 끝난 후 아이들은 우등한 그룹과 열등한 그룹에 속했을 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차이와 느낌 등을 공유하였다. 그리고 당시 미국 사회에 만연하게 퍼져있던 인종차별의 심각성과 직접 차별을 당하는 이들의 고통을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실험 전, 흑인에 대해 막연히 부정적 인식이 강했던 아이들이 눈의 색으로 우등과 열등을 가르는 것이 얼마나 비합리적인지 경험한 이후, 피부색으로 인한 차별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직접 깨달은 것이다. 그렇다면 1967년에 시작하여 지금까지도 미국을 넘어 세계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는 위의 실험이 한국사회에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한국은 최근 다문화사회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과거 교과서에서 흔히 사용되었던 ‘단일민족’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등장하지 않고, 각종 다문화사회를 위한 감수성교육과 방안들이 넘쳐나고 있다. 헌데 정작 다문화가정에 살고 있는 아이는 ‘다문화’라는 말을 싫어한다. 어느새 ‘다문화’라는 단어가 중립적인 단어가 아니라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는 단어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다문화’는 단어가 가정의 특성이 아닌 열등, 부족함의 이미지를 가지게 되면서 아이들에게 낙인효과가 작용한 것이다. 결국 한국 사회의 ‘다문화’는 한국문화와 한국인을 주류로, 다른 문화를 비주류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특히 백인이 아닌 다른 피부색을 가진 이들에 대해 직접 말로 표현하지 않을 뿐 마음 깊숙한 곳에는 ‘난 저들과 달라!’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1968년 실험이 실시되었을 때 라이스빌의 주민은 미국 백인밖에 없었다. 그런데 흑인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아이들이 실험 전 수업시간에 말했던 흑인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이었다. 문화와 사회적으로 통용되던 흑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것은 왜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만나본적도 없는 학생들이 다문화가정 아이들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지지 설명해준다.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 퍼져 있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아이들의 사고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이런 차별과 부정적 인식은 행동의 영역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차별을 받는 아이의 미래를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제인 엘리어트는 개인 보고서에서 같은 아이라도 열등한 그룹에 있을 때보다 우등한 그룹에 속할 때 학업성취가 높으며, 이것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확인 할 수 있다. 우등하다는 소리를 듣고, 잘한다는 칭찬을 들은 아이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기 신뢰성이 높아지고 이는 아이가 학업에 대해 성공적 경험을 할 기회를 만들어준다. 반면 열등한 그룹에 속한 아이는 계속된 지적과 비난에 자신감이 하락하고 이는 문제 해결능력을 감소시키며 이는 학업 실패로 이어진다. 이런 경험이 반복될 경우 아이들은 문제 해결력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감이 하락하고 이는 학업뿐만 아니라 생활과 발달 전반에 걸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재 다문화 가정 아이에 대해 형성된 사회적 편견이 아이의 행동과 반응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업성취, 생활태도 등에 대해 형성된 부정적 인식이 그런 행동을 보이지 않던 아이들도 그런 행동을 하게끔 만들 수 있다. ‘다문화’라는 틀로 과잉 일반화를 하고, 아이들 개개인의 특성을 무시한 채 오직 아이들에게 ‘다문화적 특성’을 더 찾아내려 한국사회는 노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더불어 아이들 역시 자신들의 행동이나 학업에서 보이는 일시적 문제를 사회적 편견과 인식으로 인해 장기화시키는 것은 아닐까? 제인 엘리어트는 자신의 실험이 사회 구조의 전반적 변화나 혁신을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자신의 실험에 참가했던 아이들이 사회를 보는 시각을 확장시키고, 그것이 또 다른 곳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 믿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 바로 이것이다. 자신 스스로 가지고 있는 편견이나 차별에 대해 생각하는 것, 그리하여 그것이 자신 안에 있을 때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성인도 그렇지만 아이들은 역동적 발달의 시기에 놓여있고, 주변의 환경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이가 직접 마주치는 부모, 선생님, 또래에서부터 간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회, 문화까지 아이는 수도 없이 많은 환경과 상호작용을 통해 발달을 해간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정상 발달을 통해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데 자신이 가진 편견을 깨닫고 이를 수정하는 개인의 변화가 결코 작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 ?? -『푸른눈, 갈색눈』한겨레 출판사(2012),윌러엄 피더스 지음/김희경 옮김